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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자쇼우

대구 성서공단 미리넷솔라 태양전지공장

1조 수출계약 "불황 몰라요"

해외주문 밀려 1공장라인
내달부터는 24시간 가동


1년 만에 1조원이 넘는 수출 계약고를 올린 중소 기업이 있다. 그린에너지 시대 밀알과도 같은 존재로 떠오른 태양전지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 미리넷솔라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1일 오전 미리넷솔라의 태양전지 생산공장이 있는 대구 달성구 성서공단을 찾았다. 짙은 곤색 태양전지 모듈판을 이어 붙여 정문을 치장한 1공장 옆쪽으로 펜스를 치고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 8월 본 양산에 들어간 1공장의 태양전지 생산능력은 연산 30메가와트(㎿) 수준이다. 그러나 회사가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독일ㆍ이탈리아ㆍ인도ㆍ홍콩 등지에서 수주한 1조원 어치의 태양전지 수출물량을 전력단위로 환산하면 300㎿가 훨씬 넘는다. 이 때문에 회사는 지난 9월 건축면적 1만4000여㎡ 크기의 1공장보다 조금 더 큰 2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2공장의 생산능력은 연산 120㎿이고, 총 투자액은 약 800억원이다.

◇경기침체, 우리는 모른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여파에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세계 태양광 산업계에도 최근 내년 설비투자를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 혹 2공장 증설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진 않느냐는 질문에 정연득 생산본부장(전무)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는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내년 5월이면 생산장비 반입이 될 것이며, 내년 4분기에는 본격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밀려드는 해외 주문에 1공장 생산라인도 하루 13시간 가동체제에서 24시간 가동체제로 내달부터 전환하기 위한 준비작업이 한창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내달 24시간 2교대 체제로 풀가동에 들어가면 현재 태양전지 월 30만장 생산량이 월 80만장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며 "토요일, 일요일 없이 가동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중소 기업들은 경기 한파에 그나마 있는 사람도 내보낼 판인데, 회사는 내년 1공장 3교대 체제를 위해 생산직 인력 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또 2공장이 내년 하반기 완공되면 200여명의 인력도 새로 뽑아야 한다. 어려운 형편의 다른 기업들에겐 얄미울 정도다. 그래서 그런지 공장 직원들의 얼굴엔 경기한파로 인한 찡그림 대신 여유가 묻어났다.

◇태양전지 이렇게 만든다= 밀려드는 일거리에 생산공장이 요란스러울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사무동 바로 옆 한지붕 아래에 있는 생산라인 현장은 너무나 조용했다. 정 전무를 따라 방진 가운과 방진화, 방진모, 방진장갑을 차례로 착용하고, 먼지를 털어주는 에어 샤워실을 지나 라인이 놓인 공간으로 들어갔다. 널찍한 공간 중앙에 생산라인이 놓여있다. UMG(Upgrade Metallugical GRADE)실리콘으로 만들어진 가로 세로 156mm 길이의 정사각형 회색 웨이퍼가 한꺼번에 5장씩 투입된다. 불량 웨이퍼는 자동 선별돼 빠진다. 화학 에칭공정을 통해 웨이퍼에 촘촘한 가로 줄무늬가 새겨지는 텍스처링이 끝나면 불필요한 화학물질을 물로 씻는 세정공정으로 이동한다. 이어 염산(HCL)으로 웨이퍼 표면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다시 세정, 이번엔 불산(HF)으로 또다시 불순물을 제거하고 세정한다. 말린 웨이퍼에 인산을 도포해 반도체 공정처럼 N층을 형성시키고, 열처리를 통해 인산이 실리콘과 섞여 확산하도록 해주면 PN접합으로 반도체 상태가 된다. 빛 반사방지막 형성을 위해 웨이퍼는 플라즈마화학증착장비(PECVD)로 들어가는데, 이 공정이 끝나면 웨이퍼 앞면은 태양전지 예의 파란 빛깔을 갖게 된다. 이어 웨이퍼 뒷면에 은과 알루미늄 합금으로 된 페이스트를 발라 후면 전극선을 만들고, 앞면에는 은 페이스트로 전극선을 만든다. 이후 PN층과 전극이 서로 붙도록 해주는 파이어링 공정을 거치고, 웨이퍼 바깥쪽에 테두리에 생긴 불필요한 부분을 레이저로 깎아 없앤 후 셀 테스트로 넘어가면 품질(에너지효율)에 따라 분류된 태양전지가 100장 단위로 팩에 자동으로 담긴다. 이 팩을 가져다 현장 검사직원들이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한번 더 검사하고 박스에 담으면 모든 작업은 끝난다.

 


정 전무는 "생산시스템은 웨이퍼가 배꼽까지 높이에서 수평으로 이동하며 공정을 거치는 인라인 형태로 최적화돼 있어 1시간이면 태양전지가 만들어진다"며 "생산수율은 현재 93%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순도가 떨어지는 UMG실리콘 웨이퍼로 전기변환효율 15%의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는 곳은 국내 미리넷솔라밖에 없다"며 "다른 기업은 UMG실리콘보다 비싸고, 순도가 높은 단결정 실리콘 웨이퍼로도 보통 16% 효율의 태양전지를 만드는데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룡기자 srkim@

◆사진설명: 대구 성서공단에 위치한 미리넷솔라 태양전지 공장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밀려드는 해외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경기한파?를 느낄 겨를 없이 바쁘게 일하고 있다. 태양전지는 왼쪽 웨이퍼 투입 공정부터 시작해 오른쪽 검사공정까지 걸쳐 1시간 안에 만들어진다.